새벽닭이 두 번 울 무렵, 나 오서경은 온돌 구들장의 온기 속에서 눈을 떴다. 삼베 이불 너머로 어머니가 부엌에서 불을 지피는 연기 냄새가 스며들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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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酉時) 무렵, 선생님 댁 사랑채 처마 아래에서 🔍
해가 서쪽 산등성이에 걸릴 유시(酉時) 무렵, 나는 선생님 댁 사랑채 처마 아래 마루에 무릎을 꿇고 앉아 오늘 배운 글귀를 목필(木筆)로 모래판에 다시 써 내려갔다. '천지현황(天地玄黃)' — 네 글자인데 붓 획이 자꾸 흔들려 선생님께 세 번이나 꾸지람을 들었다. 저물녘 바람이 처마 풍경을 딸랑딸랑 울리고, 뜰 아래 맨드라미가 짙붉게 고개를 늘어뜨리고 있었다. 돌아가는 길에 주머니 속 좁쌀 두 홉 — 오늘 수업료로 어머니가 싸 주신 것 — 을 선생님 부인께 건네고 나니, 괜히 빈 손이 가볍고도 무거웠다. 집으로 돌아오는 돌길에 저녁 이슬이 맺히기 시작했다.
이 일기는 실제 기록 검색 없이, 시대 지식과 고증 감각을 바탕으로 상상해 쓴 창작 스토리입니다. 실제 사건·인물의 기록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