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일곱 시가 갓 넘었을 무렵, 선풍기가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소리에 눈이 떠졌다. 얇은 홑이불이 땀으로 축축하고, 열린 창문 너머로 매미 소리가 벽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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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 20분 — 부엌 겸 식탁, 좁고 낮은 아파트 주방 🔍
오전 7시 20분, 부엌 형광등 불빛 아래서 어머니가 끓여 둔 미역국 냄새가 복도까지 번졌다. 밥상에는 흰 쌀밥과 깍두기, 계란 프라이 하나가 놓여 있었고, 밥그릇 옆에 오늘 자 신문이 반쯤 펼쳐져 있었다. 신문 한 귀퉁이에 러시아 금융 위기 관련 기사가 조그맣게 실려 있었는데, IMF 한파가 채 가시지 않은 이 여름에 외국 소식마저 왠지 무겁게 느껴졌다. 밥을 한 숟가락 떠 넣으며 텔레비전을 켰더니 아침 뉴스 앵커가 부채질하듯 빠른 말로 환율 이야기를 꺼냈다. 더운 날씨보다 그 목소리가 더 후텁지근하게 방 안을 채웠다.
저녁 8시 — 동네 문방구 앞 평상, 골목 어귀 🔍
저녁 8시가 조금 넘어, 문방구 앞 평상에 동네 아이들 서너 명이 모여 앉아 있었다. 누군가 오락실에서 샀다는 불량식품 봉지를 뜯어 나눠 먹으며, 이번 주 방영된 만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평상 옆에는 불 꺼진 공중전화 부스가 서 있었고, 때때로 오토바이 한 대가 골목을 빠르게 지나치며 먼지를 일으켰다. 집에 돌아가기 싫은 더위 탓인지, 다들 슬리퍼를 끌며 자리를 쉽게 뜨지 못했다. 하늘이 완전히 어두워지고 나서야 나는 땀이 밴 티셔츠 자락을 잡아당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일기는 실제 기록 검색 없이, 시대 지식과 고증 감각을 바탕으로 상상해 쓴 창작 스토리입니다. 실제 사건·인물의 기록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