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울음소리가 두 번째로 넘어갈 무렵, 나는 초가 처마 밑 좁은 쪽마루에서 눈을 떴다. 멍석 위에 배어든 새벽 풀냄새와, 어디선가 풍겨 오는 된장 끓는 구수한 냄새가 뒤섞여 코끝을 간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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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시(卯時) 무렵, 우물가 골목 어귀에서 🔍
해가 동쪽 기와지붕 너머로 막 붉게 번져 오를 묘시 무렵, 나는 두레박을 들고 골목 어귀 우물가로 나섰다. 두레박이 물 위에 철퍼덕 떨어지는 소리, 돌바닥에 물이 넘쳐 발등을 적시는 느낌이 여전히 낯설면서도 깨어 있게 만들었다. 어머니는 벌써 부뚜막 앞에 쭈그려 앉아 불을 지피고 계셨고, 연기가 낮게 깔린 마당 안쪽으로 보리밥 냄새가 번졌다. 나는 물동이를 이고 돌아오며, 오늘은 꼭 서당에 일찍 들어가 어제 다 읽지 못한 대목을 마저 봐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열여덟이면 이제 슬슬 앞길을 생각해야 한다고 아버지가 며칠 전부터 말씀하시는 터라, 마음 한구석이 묵직하게 눌려 있었다.
오후 미시(未時) 무렵, 서당 마루 끝자리에서 🔍
미시(未時)가 훌쩍 넘어 햇볕이 가장 거세질 무렵, 서당 마루 끝자리에 앉아 붓을 잡고 있었다. 훈장 어른의 목소리가 단조롭게 울리는 사이, 뒷마당 감나무에서 매미 소리가 귀가 먹먹할 만큼 쏟아졌다. 땀이 손등을 타고 붓자루로 흘러들어 먹물이 번지는 바람에, 종이 한 장을 버려야 했다. 옆에 앉은 동갑내기 성칠이가 몰래 부채질을 해 주며 눈을 찡긋했고, 나는 웃음이 새어 나올 것 같아 입술을 꽉 깨물었다. 오늘 하루치 글씨 연습을 마치고 마루를 내려서는 순간, 먼 읍내 쪽에서 바람을 타고 무언가 왁자한 소리가 들려왔는데, 그게 무슨 소리인지 나는 알 수 없었다.
이 일기는 실제 기록 검색 없이, 시대 지식과 고증 감각을 바탕으로 상상해 쓴 창작 스토리입니다. 실제 사건·인물의 기록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