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0년 8월 17일, 1인칭 시점으로 본 그 해의 하루
느티나무 그늘 아래에서 책보를 무릎에 얹고 쉬는 장면. 여름 오후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내려앉고, 흙마당에 그림자가 길게 뻗어 있다.
타임슬립 라이트
세종 임금의 나라에서, 나는 열일곱의 아침을 맞는다
1430년 8월 17일 — 신서윤의 하루
1430년의 세계타임슬립 1일째17세의 나
닭 울음소리가 세 번 겹쳐 울릴 무렵, 나는 방 안의 차가운 공기에 눈을 떴다. 짚으로 엮은 문짝 너머로 어머니가 아궁이에 불 지피는 소리가 들렸고,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창호지에 새벽빛이 번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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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일기2
묘시(卯時) 무렵 · 사랑채 앞마당 우물가 🔍
묘시가 조금 지났을까, 나는 부스스한 머리를 빗으로 추슬러 동여매고 마당 우물가로 나왔다. 두레박을 내리자 차가운 물이 올라오며 쇠 냄새와 흙 냄새가 한꺼번에 코를 찔렀다. 세수를 마치고 손등의 물기를 무명 수건에 닦는데, 아버지께서 사랑방에서 나오시며 오늘 서당에서 《소학(小學)》 강독이 있으니 늦지 말라 이르셨다. 여름이 아직 물러가지 않아 모시 적삼 하나만 걸쳐도 등이 금세 끈적해지는 아침이었다. 부엌에서 어머니가 식은 보리밥과 된장찌개를 퍼 담아 주셨고, 나는 그 밥 한 사발을 후루룩 마시듯 비우고 책보를 들었다.
신시(申時) 무렵 · 서당 뒤편 느티나무 그늘 아래 🔍
신시가 가까워질 무렵, 훈장 어른께서 붓을 내려놓고 오늘 강독을 파하신 덕에 나는 서당 뒤편 느티나무 아래 주저앉았다. 나무 그늘이 길게 늘어져 있고, 매미 소리가 귀를 메울 듯 울려 퍼졌다. 옆에 앉은 동무 정삼이가 종이 위에 언문(言文)처럼 보이는 기호 몇 가지를 그려 보이며 '요즘 궁궐 안에서 새 글자를 만드신다는 소문이 돈다'고 속삭였다. 나는 그 모양을 들여다봤지만 뜻을 알 수 없어 그냥 고개를 갸우뚱했다 — 소문이야 늘 과장되기 마련이니까. 집으로 돌아오는 황톳길에서 발등에 흙먼지가 폴폴 일어났고, 저녁 하늘은 놀이 물들어 어디까지가 구름이고 어디까지가 노을인지 분간이 안 됐다.
이 일기는 실제 기록 검색 없이, 시대 지식과 고증 감각을 바탕으로 상상해 쓴 창작 스토리입니다. 실제 사건·인물의 기록이 아닙니다.
somodus내가 자는 동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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