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5년 8월 16일, 1인칭 시점으로 본 그 시절의 하루
한여름 오후, 작은 책방 작업실에서 내가 누런 공책 종이를 접는 순간이다. 낡은 나무 작업대와 풀그릇, 해진 옷소매에 그날의 더위와 부지런한 손길이 고스란히 보인다.
타임슬립 일기
매미 울음과 풀 냄새 사이, 낯선 경성의 첫날
1935년 8월 16일 — 김재율의 하루
1935년의 세계타임슬립 1일째15세의 나
새벽 장수가 골목에서 흔드는 종소리에 오전 5시 50분쯤 눈을 떴다. 경성 서쪽 버드나무골 셋방의 모기장 안에는 밤더위가 남아 있었고, 창호 틈으로 막 밝아 오는 푸른빛이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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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일기3
오전 6시 10분, 버드나무골 셋방 🔍
오전 6시 10분, 경성 서쪽 버드나무골 셋방에서 모기장을 걷자 밤새 덥혀진 요와 눅눅한 풀 냄새가 한꺼번에 올라왔다. 어머니가 놋대야에 떠 둔 우물물로 얼굴을 씻고, 해진 무명 적삼 위에 흰 학생 셔츠를 걸쳤다. 아침상에는 보리 섞인 밥과 짭짤한 오이지, 된장국이 놓였고, 나는 양은 도시락에 남은 밥을 꼭꼭 눌러 담았다. 오전 7시가 조금 넘어 검정 고무신을 끌고 골목을 나서니 두부 장수의 종소리와 전차가 철길을 긁는 소리가 겹쳐 들렸다. 창문상업학교까지 걷는 동안 책보 속 잉크병이 깨질까 몇 번이나 품을 눌러 보았고, 낯선 첫날 같은 두근거림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오후 1시 40분, 청솔책방 제본방 🔍
오후 1시 40분, 종로 뒤편 청솔책방의 좁은 제본방에서 나는 점심으로 싸 온 보리주먹밥을 마치고 공책 속지를 접기 시작했다. 풀을 쑤는 작은 화로에서는 밀가루 냄새가 났고, 납활자와 낡은 종이가 밴 방 안은 바깥보다도 후끈했다. 뼈로 만든 접는 도구를 종이 금 위로 밀 때마다 마른 사각거림이 손바닥까지 전해졌다. 책방 주인은 모서리를 맞춘 묶음을 학교 서무실에 가져다주면 된다며 끈을 넉넉히 둘러 주었다. 심부름을 거든 값으로 받은 동전 한 닢은 쓰지 않고 양철 필통 안에 넣었는데, 달각거리는 소리만으로도 내 몫의 하루가 생긴 듯했다. 우물가에서 만난 학교 동무와 미지근한 물을 번갈아 마시며, 내일은 조금 일찍 와 남은 표지를 함께 붙이자고 약속했다.
오후 7시 30분, 솔재골 안마당 🔍
오후 7시 30분, 솔재골 셋집 안마당 평상에 앉으니 담장 너머 전차 종이 멀어지고 매미 소리만 짙게 남았다. 어머니와 나는 놋그릇에 담긴 찬 보리밥을 물에 말아 열무김치와 먹었고, 아버지는 부채로 등잔 연기를 천천히 밀어냈다. 나는 책방에서 묻혀 온 풀 자국을 우물물로 문질러 씻은 뒤, 젖은 셔츠를 대나무 장대에 걸었다. 방으로 들어와 심지를 낮춘 석유등 곁에서 몽당연필을 쥐니 종이 위로 손 그림자가 크게 흔들렸다. 오늘 받은 동전을 필통 깊숙이 넣고 뚜껑을 닫자 작은 쇳소리가 났고, 내일 맡은 공책 묶음을 잊지 않으려고 책보 바로 옆에 세워 두었다. 더위는 여전했지만 하루의 길을 무사히 외운 것 같아, 모기장 안에 누운 마음이 아침보다 한결 가벼웠다.
이 일기는 역사 기록과 시대 고증을 바탕으로 한 창작 스토리입니다. 기록이 확보된 사건은 원문 링크로 연결되며,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시대는 고증에 기반한 상상으로 재구성됩니다. 이번 호는 남아 있는 기록이 확보되지 않아, 시대 고증을 바탕으로 한 상상으로 하루를 재구성했습니다.
somodus내가 자는 동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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