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6일, 1인칭 시점으로 본 그 시절의 하루
저물녘 툇마루에 앉아 무릎 위 낡은 일기장에 연필을 막 대려는 순간. 마당 장독대 너머로 붉게 물드는 하늘이 보이고, 하얀 치마 자락 위로 저녁 햇살이 따뜻하게 내려앉아 있다.
타임슬립 일기
해방의 함성이 채 가시지 않은 아침, 나는 열아홉이었다
1945년 8월 16일 — 이다경의 하루
1945년의 세계타임슬립 1일째19세의 나
새벽 이슬이 채 마르지 않은 아침 여섯 시쯤, 골목 어귀에서 누군가 울다 웃다 하는 소리에 눈을 떴다. 어제 온 동네가 뒤집힌 것 같던 그 함성이 꿈이 아니었구나 싶어, 나는 이불 속에서 한동안 멍하니 천장만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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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일기3
오전 여섯 시 반 — 안채 부엌 옆 작은 방 🔍
오전 여섯 시 반, 우리 집 안채 부엌 옆 작은 방에서 나는 간밤에 구겨진 적삼을 펴며 일어났다. 부엌에서 어머니가 솥뚜껑 여닫는 소리와 함께 구수한 보리죽 냄새가 흘러들어왔다. '다경아, 어제 저녁부터 아무것도 못 먹었잖니, 어서 나와라.' 어머니 목소리는 평소보다 한 톤 낮고 떨렸다. 밥상 앞에 앉으니 아버지는 말없이 수저를 들었고, 아버지 눈가가 발개져 있었다. 우리 집 작은 마당에는 어젯밤 누가 태웠는지 종잇조각이 재가 되어 흩어져 있었고, 아침 바람에 잿가루가 가볍게 흔들렸다.
오전 열한 시 — 읍내 큰길 돌계단 앞 🔍
오전 열한 시, 쌀 한 되를 사러 읍내 장터 쪽으로 나섰다가 나는 큰길 돌계단 앞에서 발을 멈췄다. 어제 그 자리에서 사람들이 목 놓아 울며 태극 문양 흰 천을 흔들었던 그곳이었다. 오늘도 삼삼오오 모여든 사람들이 낮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의논하고 있었고, 어떤 아저씨는 손에 낡은 신문지를 말아 쥔 채 눈물을 닦았다. 나는 그 옆을 지나치면서 괜히 발걸음이 느려졌다. 쌀가게 아주머니는 되를 퍼면서 '이제는 우리말로 이름을 다시 부를 수 있겠어.' 라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는데, 그 한마디가 왜 그리 가슴을 울렸는지 모르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손에 든 보자기가 평소보다 가볍게 느껴졌다.
저녁 여섯 시 — 마루 끝 툇마루 🔍
저녁 여섯 시, 해가 낮게 기울어 마당 끝 장독대에 긴 그림자가 드리울 때 나는 툇마루에 앉아 일기장을 펼쳤다. 멀리 골목에서 아이들이 '만세! 만세!' 를 외치며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젯밤부터 가슴속에서 무언가 무거운 것이 빠져나간 듯한 느낌과, 그런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뒤섞여 있었다. 붓 대신 연필을 들어 오늘 날짜를 쓰려다가 한동안 멈췄다. 이제는 우리말로 날짜를 쓸 수 있다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왜 이렇게 손이 조금 떨리는 걸까. 등잔에 불을 켤 시간이 되어도 나는 일기장을 덮지 못하고 하늘이 붉게 타오르는 것을 한참 바라봤다.
이 일기는 역사 기록과 시대 고증을 바탕으로 한 창작 스토리입니다. 기록이 확보된 사건은 원문 링크로 연결되며,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시대는 고증에 기반한 상상으로 재구성됩니다. 이번 호는 남아 있는 기록이 확보되지 않아, 시대 고증을 바탕으로 한 상상으로 하루를 재구성했습니다.
somodus내가 자는 동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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