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8월 16일, 1인칭 시점으로 본 그 해의 하루
늦은 오전, 종로의 작은 서점에서 먹가루 묻은 두 손으로 낡은 책들을 가지런히 맞추는 순간이다. 열린 문으로 들어온 한여름 햇빛 속에 종이 먼지가 반짝인다.
타임슬립 일기
매미 울음 아래, 처음 손에 밴 활자 냄새
1919년 8월 16일 — 한성욱의 하루
1919년의 세계타임슬립 1일째16세의 나
오전 5시 반쯤, 누상동 솔바람골 셋방에서 골목 두부장수의 나무딱딱이 소리에 눈을 떴다. 얇은 삼베 홑이불은 벌써 등에 달라붙었고, 창호지 너머로 여름 새벽빛이 희게 번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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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일기3
오전 6시, 솔바람골 셋방 부엌 🔍
오전 6시, 누상동 솔바람골 셋방 부엌에서 놋대야의 찬물로 얼굴과 목덜미를 씻었다. 어머니는 작은 풍로에 숯을 살려 보리 섞인 밥을 데우고, 된장 푼 국에 애호박을 얇게 썰어 넣으셨다. 나는 무명 적삼의 닳은 깃을 여미고 검정 두루마기는 더워서 팔에 걸친 채, 보자기에 공책과 몽당연필을 챙겼다. 아침상에서 어머니는 오늘 서점 심부름을 실수 없이 마치라며 삶은 감자 두 알을 종이에 싸 주셨다. 골목을 나서자 밤새 뿌린 물이 흙바닥에서 비릿한 냄새를 올렸고, 처마 밑 매미가 해보다 먼저 목청을 열었다.
오전 11시 반, 종로 청묵서포 🔍
오전 11시 반, 종로 네거리 뒤 청묵서포 안에서 나는 헌 책의 먼지를 털고 장부에 연필로 값을 옮겨 적었다. 문밖에서는 전차가 쇳소리를 길게 끌며 지나갔고, 인력거꾼의 짧은 구령과 엿장수의 가위 소리가 그 뒤를 메웠다. 주인아저씨는 일본어로 찍힌 교과책과 한문 책을 서로 다른 칸에 꽂게 했고, 나는 책등을 손바닥으로 반듯하게 맞췄다. 점심에는 뒷마당 우물가에 쪼그리고 앉아 어머니가 싸 준 감자를 소금에 찍어 먹으며, 물동이를 이고 오가는 사람들의 짚신 소리를 들었다. 내 또래 배달꾼 영길이가 저녁에 냇가로 가자고 눈짓했지만, 나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활자 상자 정리를 끝낸 뒤 만나겠다고 했다. 손끝은 먹가루로 까매졌지만 종이와 풀 냄새가 이상하게 마음을 가라앉혔다.
오후 7시, 청계천 수표다리 아래 🔍
오후 7시, 청계천 수표다리 아래 얕은 물가에서 영길이와 나란히 앉아 뜨거워진 발을 식혔다. 저녁 장을 마친 행상들이 광주리를 이고 다리를 건넜고, 멀리서는 전차 종이 한 번씩 맑게 울렸다. 영길이는 주머니에서 볶은 콩 한 줌을 꺼내 반으로 나눠 주었고, 나는 서포에서 몰래가 아니라 허락받아 빌려 온 낡은 소설책을 보여 주었다. 글을 더 빨리 읽게 되면 서로 모르는 대목을 가르쳐 주자고 약속하니, 오늘 처음 만난 이 거리도 조금 덜 낯설게 느껴졌다. 어둠이 내려앉기 전에 집으로 돌아와 석유등 심지를 낮추고, 먹가루가 남은 손톱 밑을 다시 씻었다. 낮에 맡았던 종이 냄새를 떠올리며 내일은 장부의 글씨를 더 또박또박 쓰겠다고 마음먹었다.
이 일기는 역사 기록과 시대 고증을 바탕으로 한 창작 스토리입니다. 기록이 확보된 사건은 원문 링크로 연결되며,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시대는 고증에 기반한 상상으로 재구성됩니다. 이번 호는 남아 있는 기록이 확보되지 않아, 시대 고증을 바탕으로 한 상상으로 하루를 재구성했습니다.
somodus내가 자는 동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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