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시(卯時) 초, 닭 울음소리가 아직 채 끊기지도 않은 새벽, 나는 우리 집 행랑채 구석 방에서 눈을 떴다. 짚자리 밑으로 스며드는 땅기운이 서늘했지만, 문틈 사이로 이미 한여름 아침 햇살이 비집고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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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申時) 초 — 육의전 거리 근처 필방(筆房) 안 🔍
신시 초쯤, 나는 심부름을 핑계 삼아 육의전 거리 가까운 필방에 들렀다. 붓과 먹 냄새가 가득한 좁은 가게 안에서, 주인 어른은 묵묵히 벼루를 닦고 계셨다. 요즘 거리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씀을 낮은 목소리로 하셨는데,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창 밖으로는 저물어가는 여름 햇살이 지붕 기와 위에 길게 누워 있었고, 리어카 바퀴 소리와 행상의 외침이 멀리서 뒤섞여 들렸다. 먹 한 장을 사 들고 나오면서, 이 무더위가 지나면 올가을엔 뭔가 달라질까, 막연하게 생각했다.
이 일기는 실제 기록 검색 없이, 시대 지식과 고증 감각을 바탕으로 상상해 쓴 창작 스토리입니다. 실제 사건·인물의 기록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