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저녁, 낡은 공중전화 부스에서 삐삐로 받은 연락처에 전화를 거는 순간이다. 땀 밴 셔츠 소매와 수첩, 검은 삐삐 너머로 1998년의 골목이 보인다. 타임슬립 라이트 삐삐 숫자와 선풍기 바람 사이의 첫날 1998년 8월 17일 — 김영하의 하루 1998년의 세계타임슬립 1일째20세의 나 오전 7시 10분, 서울 신림동 은하하숙 203호에서 골목을 울리는 채소 장수의 확성기 소리에 눈을 떴다. 쇠창살 없는 반쯤 열린 창으로 눅눅한 여름바람이 밀려들고, 머리맡 태엽시계 초침 소리가 낯설 만큼 또렷했다. 🔍 카드를 누르면 그 시절 관련 기록을 직접 검색해 볼 수 있습니다. 📖 오늘의 일기2 오전 8시 20분, 은하하숙 공동부엌 🔍 오전 8시 20분, 서울 신림동 은하하숙 공동부엌에서 양은냄비에 물을 끓여 봉지라면 하나를 동갑내기 하숙생과 나눠 먹었다. 선풍기가 고개를 돌릴 때마다 가스 불꽃이 파르르 떨었고, 식탁 위 라디오에서는 일자리와 아껴 쓰는 살림 이야기가 낮은 목소리로 이어졌다. 주머니 속에는 접어 둔 천 원짜리 몇 장과 공중전화 카드, 검은 삐삐가 들어 있어 자꾸만 손으로 확인하게 되었다. 오늘은 학교 도서관 게시판에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보기로 했다. 오후 6시 40분, 녹두골목 새롬문구 앞 공중전화 🔍 오후 6시 40분, 녹두골목 새롬문구 앞 공중전화 부스에서 삐삐에 찍힌 번호를 수첩과 맞춰 본 뒤 수화기를 들었다. 낮에 도서관 게시판에서 베껴 온 작은 출판사 원고 정리 아르바이트 번호로 전화를 걸자, 내일 오전에 한번 와 보라는 답이 들렸다. 유리문 밖에서는 버스가 검은 매연을 남기며 지나가고, 문구점 안 형광등 아래 카세트테이프와 대학노트들이 반듯하게 빛났다. 수화기를 내려놓은 뒤 남은 카드 잔액을 확인하며, 이 낯선 하루에도 내일로 이어지는 약속 하나는 생겼다고 생각했다. 이 일기는 실제 기록 검색 없이, 시대 지식과 고증 감각을 바탕으로 상상해 쓴 창작 스토리입니다. 실제 사건·인물의 기록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