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년 8월 17일, 1인칭 시점으로 본 그 해의 하루
늦은 오후 종로의 포목점 앞에서, 나는 동전을 세어 푸른 무명실과 작은 공책을 사고 있다. 기운 햇빛 속에 천 뭉치와 먼지 묻은 치맛자락이 함께 보인다.
타임슬립 라이트
전차 종소리 사이로 사 온 푸른 실 한 타래
1921년 8월 17일 — 권숙희의 하루
1921년의 세계타임슬립 1일째15세의 나
새벽 여섯 시 무렵, 경성 남문안 솔바람골 우리 집 건넌방에서 두부 장수의 길게 뽑는 외침에 눈을 떴다. 창호지 너머로 벌써 희끗한 여름빛이 번지고, 밤새 깔아 둔 삼베 홑이불에는 눅눅한 땀 냄새가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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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일기2
오전 일곱 시, 솔바람골 부엌마루 🔍
오전 일곱 시, 솔바람골 우리 집 부엌마루에서 나는 놋대접의 보리밥에 찬물을 붓고 오이지를 얹어 급히 먹었다. 아궁이의 솔가지 연기와 된장국 냄새가 낮은 처마 밑에 엉겼고, 어머니는 발로 다듬잇돌 곁 반짇고리를 밀어 내 쪽으로 보내셨다. 나는 여름방학 동안 맡아 둔 아이 적삼의 풀린 깃을 꿰매며, 바늘땀이 비뚤어지지 않도록 손끝에 침을 묻혔다. 점심 뒤에는 푸른 무명실 한 타래를 사 오라는 심부름을 받았다.
오후 네 시 반, 종로 청석전방 앞 🔍
오후 네 시 반, 종로 청석전방 앞에서 나는 손바닥의 동전 몇 닢을 다시 세어 보고 푸른 무명실 한 타래를 골랐다. 열린 가게 안에는 광목과 옥양목 두루마리가 천장까지 포개져 있었고, 거리에서는 전차 종과 인력거꾼의 구령이 먼지 섞인 더운 바람을 갈랐다. 남은 돈으로 군밤은 살 수 없어도 엿 한 조각은 살 만했지만, 나는 참았다가 얇은 공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검정 통치마 자락에 먼지가 하얗게 앉았어도 오늘 밤 첫 줄을 쓸 생각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이 일기는 실제 기록 검색 없이, 시대 지식과 고증 감각을 바탕으로 상상해 쓴 창작 스토리입니다. 실제 사건·인물의 기록이 아닙니다.
somodus내가 자는 동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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