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8월 17일, 1인칭 시점으로 본 그 해의 하루
늦여름 아침의 작은 인쇄소에서, 먹 묻은 손으로 납활자를 골라 식자판에 놓는 순간이다. 낡은 활자함과 인쇄기 사이로 눅눅한 햇빛이 스며든다.
타임슬립 라이트
활자 냄새 속에서 처음 맞은 늦여름
1920년 8월 17일 — 윤준환의 하루
1920년의 세계타임슬립 1일째19세의 나
오전 여섯 시 조금 넘어, 경성 청계천 가까운 삼문골 하숙방에서 골목의 물장수 종소리에 눈을 떴다. 얇은 삼베 적삼은 벌써 등에 붙었고, 창호지 너머로 희고 눅눅한 아침빛이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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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일기2
오전 여덟 시, 삼문골 인쇄소 🔍
오전 여덟 시, 삼문골 인쇄소 안에서 나는 나무 활자함 사이에 서서 납활자를 한 자씩 골라 식자판에 놓았다. 발로 돌리는 인쇄기의 철컥거림과 먹기름 냄새가 좁은 작업장에 가득했고, 선배는 원고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글줄을 거꾸로 맞추는 법을 다시 보여 주었다. 점심에는 양은 도시락에 담아 온 보리 섞인 밥과 무짠지를 먹었는데, 옆자리 동무가 국수 한 그릇 값도 아껴야 한다며 동전 몇 닢을 세었다. 내 손끝은 먹으로 까매졌지만, 빈 종이에 글줄이 또렷이 찍혀 나오는 순간만큼은 이곳에서 내 몫을 찾은 듯했다.
저녁 일곱 시 반, 복숭아나무 하숙마당 🔍
저녁 일곱 시 반, 복숭아나무가 담장에 기댄 하숙마당에서 나는 펌프 물로 먹 묻은 손을 씻으며 골목을 지나가는 전차의 쇳소리를 들었다. 하숙집 아주머니가 석유등 심지를 돋우자 된장국 냄새와 모깃불 연기가 낮은 처마 아래 엉겼다. 밥상을 물린 뒤 오늘 받은 자투리 종이를 펴고, 뭉툭한 연필로 활자 배열 순서를 기억나는 대로 그려 보았다. 낯선 하루였으나 내일 아침에도 인쇄소 문을 제때 밀고 들어가겠다고 마음먹으니 가슴의 두근거림이 조금 잦아들었다.
이 일기는 실제 기록 검색 없이, 시대 지식과 고증 감각을 바탕으로 상상해 쓴 창작 스토리입니다. 실제 사건·인물의 기록이 아닙니다.
somodus내가 자는 동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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