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8월 18일, 1인칭 시점으로 본 그 해의 하루
서울 종로 상가 앞,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있는 열여섯 살의 나. 뒤로는 영화 포스터가 붙은 한글판의 유리문과 오후의 강렬한 햇빛. 길가 곳곳에선 방학 마지막 날씨를 즐기는 서울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타임슬립 라이트
여름방학의 마지막 나흘, 친구들 만나는 날
1992년 8월 18일 — 권지민의 하루
1992년의 세계타임슬립 1일째16세의 나
아침 일찍 깬 눈에 벽에 붙은 달력이 들어온다. 8월 18일. 방학도 거의 끝이고 개학이 열흘도 안 남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바뀐다. 친구들과 만날 약속을 잡은 날이라 밤새 설렜던 것 같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은 아직도 따갑지만, 이른 아침 공기에는 가을이 스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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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일기2
동네 한글판 앞, 길을 기다리며 🔍
오전 9시쯤 동네 한글판 앞에 나왔다. 어제 친구 미영이한테서 받은 쪽지에는 '내일 아침 9시, 한글판 앞'이라고만 적혀 있었다. 종로는 이미 사람들로 붐비는데, 한글판 유리문에는 새 영화 포스터들이 붙어 있다. 내 치마 주머니 속엔 아버지가 주신 만원 지폐 몇 장이 들어 있다. 친구들이 올 때까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싶으면서도, 이 기다림 자체가 좋다. 흰 천으로 된 쇼핑백을 들고 지나가는 여자들을 보니, 다들 뭔가 사러 나온 모양이다.
다방 옆 골목, 아이스크림을 녹이며 🔍
결국 친구들을 기다리다가 한글판 옆 다방 앞 문방구에서 아이스크림을 샀다. 종로 오후 햇빛은 정말 뜨거워서 종이 콘에 담긴 아이스크림이 벌써 녹아내린다. 내 손가락에 맺힌 물기를 옷에 닦으면서 골목으로 들어섰다. 그 골목엔 작은 만화가게와 노래방, 호프집들이 옹기종기 붙어 있었다. 누군가의 부모님인 듯한 사람들이 한낮부터 술잔을 기울이고 있고, 그 옆 만화가게 앞엔 시간을 때우는 또래 애들이 서성거리고 있었다. 여름방학도 정말 끝이 가까워졌구나. 며칠 뒤면 또 교복을 입어야 한다.
이 일기는 실제 기록 검색 없이, 시대 지식과 고증 감각을 바탕으로 상상해 쓴 창작 스토리입니다. 실제 사건·인물의 기록이 아닙니다.
somodus내가 자는 동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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