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8월 16일, 1인칭 시점으로 본 그 시절의 하루
한여름 오후, 동네 문방구 유리 진열대 위에서 고무동력 비행기의 종이 날개를 끼우는 순간이다. 문밖의 강한 햇빛과 오래된 선풍기, 손때 묻은 학용품들이 1988년 골목의 공기를 보여 준다.
타임슬립 일기
선풍기 바람과 복숭아빛 저녁 사이
1988년 8월 16일 — 최문석의 하루
1988년의 세계타임슬립 1일째10세의 나
오전 6시 35분, 은행나무집 작은방에서 골목을 가득 메운 매미 소리와 부엌의 양은그릇 부딪히는 소리에 눈을 떴다. 모기장 안은 밤새운 땀 냄새로 눅눅했고, 머리맡의 선풍기는 느릿느릿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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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일기3
오전 7시 10분, 은행나무집 부엌 🔍
오전 7시 10분, 은행나무집 부엌에서 나는 어머니가 양은 냄비 뚜껑을 여는 옆에 쪼그리고 앉아 찬 보리차부터 한 사발 마셨다. 밤새 돌아간 선풍기는 목이 뜨끈했고, 열린 창문 밖에서는 매미 소리가 골목 담벼락을 꽉 채웠다. 아침상에는 보리 섞인 밥과 달걀부침, 오이지가 놓였고 나는 달걀 가장자리의 바삭한 부분부터 젓가락으로 떼어 먹었다. 어머니는 방학이라고 하루 종일 돌아다니지 말고 밀린 일기와 산수 문제를 먼저 하라고 하셨다. 나는 낮은 책상 앞에 앉아 몽당연필을 칼로 조심조심 깎고, 원고지 몇 줄을 채운 뒤 공책 귀퉁이에 오늘 할 일을 동그라미로 표시했다.
오후 1시 20분, 새솔문방구 🔍
오후 1시 20분, 햇볕이 하얗게 내려앉은 솔바람길 새솔문방구에 들어서자 낡은 금속 선풍기가 종이 냄새와 함께 더운 바람을 밀어냈다. 나는 심부름값에서 남겨 받은 동전을 주머니에서 꺼내 유리 진열대 위에 놓고 고무동력 비행기 한 개를 골랐다. 상우가 옆에서 종이 날개가 구겨지지 않게 잡아 주었고, 나는 얇은 나무 몸통에 날개를 끼우느라 혀끝을 내밀었다. 문밖 골목에서는 구슬 부딪히는 소리와 자전거 방울이 번갈아 들렸고,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흔들렸다. 우리는 비행기를 셔츠 안쪽에 조심히 넣고 구멍가게에서 얼린 단물을 하나씩 사서 반으로 나눠 먹었다. 내일 아침에는 바람이 덜 센 솔바람 둑에서 날려 보기로 손가락을 걸었다.
오후 7시 40분, 은행나무집 옥상 🔍
오후 7시 40분, 노을이 남은 은행나무집 옥상에서 나는 빨랫줄 아래 평상에 엎드려 방학 일기의 빈칸을 마저 채웠다. 아래층 열린 창에서는 텔레비전 소리와 저녁 설거지하는 그릇 소리가 섞여 올라왔고, 옥상 물탱크 곁에는 낮 동안 달궈진 시멘트 냄새가 남아 있었다. 아버지는 퇴근길에 사 온 복숭아를 깎아 주셨고, 나는 손목으로 흐르는 단물을 핥으며 오늘 만든 비행기를 보여 드렸다. 아버지가 날개 한쪽을 살짝 굽혀 균형을 맞춰 주자 마음이 놓였지만, 고무줄을 너무 많이 감으면 끊어진다는 말씀은 꼭 기억해 두기로 했다. 어둠이 짙어지자 어머니가 켠 백열등 주위로 작은 날벌레가 맴돌았고, 나는 모기에게 종아리를 물리기 전에 공책과 비행기를 품에 안고 내려왔다.
이 일기는 역사 기록과 시대 고증을 바탕으로 한 창작 스토리입니다. 기록이 확보된 사건은 원문 링크로 연결되며,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시대는 고증에 기반한 상상으로 재구성됩니다. 이번 호는 남아 있는 기록이 확보되지 않아, 시대 고증을 바탕으로 한 상상으로 하루를 재구성했습니다.
somodus내가 자는 동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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