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닭이 울 무렵, 솔재마을 안채 건넌방에서 처마 끝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에 눈을 떴다. 삼베 홑이불 아래로 스미는 새벽 공기는 서늘했지만, 문풍지 너머에서는 매미가 벌써 목을 가다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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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한 길 오른 때, 버드내 베틀방 🔍
해가 대숲 위로 한 길쯤 오른 때 버드내 베틀방에서 나는 삼베 치마를 걷어 무릎에 끼우고 베틀 앞에 앉았다. 북을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던질 때마다 나무가 달각거렸고, 팽팽한 무명실 사이로 창호를 지난 흰 빛이 가늘게 끊어졌다. 이웃 분이 가져온 쪽빛 실꾸리에는 군데군데 매듭이 있어, 침 끝으로 풀어 가며 올을 맞추었다. 품삯은 엽전으로 셈한다지만 오늘 짠 자가 모여야 비녀 하나 살 돈도 될 터라, 허리를 펴고 싶은 마음을 꾹 눌렀다. 마당에서는 닭이 왕겨를 헤치고, 담 너머 논에서는 피를 뽑는 사람들의 짧은 노랫가락이 더운 바람에 실려 왔다. 낯선 첫날인데도 북이 오가는 박자를 따라가자 마음속 두려움이 조금씩 고르게 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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