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시(卯時) 언저리, 닭 우는 소리에 눈을 떴다. 방 한 귀퉁이 갈대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니 장지문 틈새로 후텁지근한 바람이 비 냄새를 싣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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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 낮 — 운종가(雲從街) 지전(紙廛) 앞 🔍
오시(午時) 무렵, 운종가 한복판 지전 처마 밑에 서니 빗줄기가 드디어 굵어지기 시작했다. 나막신 굽이 질퍽한 흙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옆 전에서 생선 굽는 냄새가 빗속에 섞여 코를 찔렀다. 종이 한 묶음 값을 흥정하다 전 주인 어르신께 '스무 살 선비 치고는 눈이 야무지다'는 말을 들었는데, 얼굴이 발그레해지면서도 속으로는 뿌듯했다. 결국 닥나무 종이 다섯 장을 엽전 두 냥 반에 받아 들고 소매 안에 잘 접어 넣으니, 빗물에 젖지 않게 하려고 온 신경이 거기 쏠렸다. 돌아오는 길, 처마 밑을 이리저리 피해 달리면서도 이 종이에 무엇을 먼저 써볼지 생각하니 발걸음이 가벼웠다.
이 일기는 실제 기록 검색 없이, 시대 지식과 고증 감각을 바탕으로 상상해 쓴 창작 스토리입니다. 실제 사건·인물의 기록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