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8월 18일, 1인칭 시점으로 본 그 해의 하루
한양 남촌의 낡은 한의원 진료실. 새벽 다섯 시, 팔 년 동안 한의관 직을 잃을 위기에 놓인 원연진이 약재를 손질하고 있다. 창호지의 미명빛이 초라한 의약 도구들 위로 흐르고, 멀리 종로 방향에서는 낯선 군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
타임슬립 라이트
경술국치 이틀 전, 한양의 한 의관 집에서 오는 절망
1910년 8월 18일 — 원연진의 하루
1910년의 세계타임슬립 1일째30세의 나
새벽 미명(未明)의 남촌 어느 한옥 안방. 한의관(韓醫官)인 나 원연진은 밤샘 진료의 피로로 눈을 떴다. 창호지 틈으로 들어오는 황톡한 아침빛, 그리고 멀리 종로 쪽에서 들려오는 낯선 군화발 소리—며칠 전부터 한양 거리는 이상했다. 어제 통감부(統監府)의 공고문이 붙으면서 호출령이 심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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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일기2
새벽 진료실, 청진기 대신 맥을 재다 🔍
아침 해가 채 솟지 않은 5시쯤, 나는 뒤뜰의 약재 저장소에서 도라지·감초 다발을 재분량으로 묶고 있었다. 밤새 온 환자들—감기로 헐떡거리는 기생, 소화제를 청하는 주모, 손가락 상처로 오간 식객—의 맥을 짚으며 처방전을 썼다. 한의(韓醫)라는 이름만 남고 관직은 이미 풍전등화(風前燈火)인 듯, 요즘 약재 값은 올랐고 환자들은 줄었다. 아내가 소금 항지에 싸 온 김을 밥상에 놓으며 '정부에서 일자리를 구하라더니' 하는 말에 나는 묵묵히 약제를 섞었다.
집 문밖, 거리의 낯선 침묵 🔍
점심때가 되자 마침 약국에 온 이웃 한약방 주인이 몸을 굽혀 속삭였다. '국모(國母)가 돌아가셨다더니 말이야. 계해년 이후 워낙 쇠약하셨으니…' 내 손은 호장(胡張)을 다지다 멈췄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말투는 겁먹은 것처럼 빨랐다. 밖의 거리에는 여느 때처럼 행상들의 호성이 울리지 않았다. 대신 종로 방향에서는 자동차 엔진음—일본군의 그것—이 간헐적으로 들려왔고, 그 소리가 날 때마다 동네 사람들은 안쪽으로 몸을 구부렸다. 30년을 살면서 이런 하루는 처음이었다.
이 일기는 실제 기록 검색 없이, 시대 지식과 고증 감각을 바탕으로 상상해 쓴 창작 스토리입니다. 실제 사건·인물의 기록이 아닙니다.
somodus내가 자는 동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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