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7일, 1인칭 시점으로 본 그 해의 하루
해 질 무렵 작은 바느질방에서 두 젊은 여성이 낡은 무명천에 손으로 태극 무늬를 그리고 있다. 먹 묻은 손과 기운 천 위로 따뜻한 햇빛이 비친다.
타임슬립 라이트
숨겨 둔 흰 천이 태극의 빛을 입던 날
1945년 8월 17일 — 이시연의 하루
1945년의 세계타임슬립 1일째22세의 나
오전 6시 무렵, 청운골 셋방에서 골목을 뛰어가는 아이들의 만세 소리에 눈을 떴다. 장지문 틈으로 들어온 여름빛은 희었고, 밤새 품고 잔 낯선 기쁨 때문에 가슴이 먼저 쿵쿵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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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일기2
오전 8시, 청운골 공동우물 🔍
오전 8시, 청운골 공동우물에서 두레박을 당기는데 골목 안쪽에서 만세 소리가 다시 물결처럼 번졌다. 일본말 간판은 그대로인데 사람들은 이틀 전부터 거리에서 조선말을 전보다 크게 꺼냈고, 물동이를 든 아주머니도 이제 정말 해방된 것이냐며 자꾸 웃었다. 쌀은 여전히 귀하고 배급표 걱정도 남았지만, 오늘은 보리밥 한 술조차 목에서 뜨겁게 넘어갔다. 나는 양철 물동이에 비친 얼굴을 보며 스물두 살이 된 뒤 처음으로 내 이름을 숨죽이지 않고 말해 보았다.
오후 4시, 솔바느질방 🔍
오후 4시, 솔바느질방의 낮은 재봉대 앞에서 나는 옆방 순덕이와 감춰 두었던 흰 무명천을 펼쳤다. 손재봉틀 옆에 먹그릇을 놓고 둥근 자국과 괘를 서툴게 그리자, 열린 문으로 들어온 햇빛이 천의 올과 기운 자리를 환히 드러냈다. 골목에는 나막신과 고무신이 바삐 오갔고, 누군가는 라디오에서 들었다는 말을 전했지만 소식마다 조금씩 달라 우리는 섣불리 믿지 않았다. 그래도 완성한 태극기를 처마 밑에 매다는 순간, 순덕이의 먹 묻은 손과 내 손이 맞닿아 둘 다 소리 없이 웃었다.
이 일기는 실제 기록 검색 없이, 시대 지식과 고증 감각을 바탕으로 상상해 쓴 창작 스토리입니다. 실제 사건·인물의 기록이 아닙니다.
somodus내가 자는 동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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