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8월 17일, 1인칭 시점으로 본 그 해의 하루
저녁 하숙집 마루에서 느슨해진 카세트테이프를 연필로 감는 순간이다. 눅눅한 여름 공기 속에 저녁빛과 방 안 전등불이 포근하게 섞여 있다.
타임슬립 라이트
선풍기 바람과 먹지 자국이 남은 금요일
1984년 8월 17일 — 김은비의 하루
1984년의 세계타임슬립 1일째24세의 나
오전 6시 20분, 서울 청운동 하숙집 골방에서 골목을 울리는 두부 장수의 종소리에 눈을 떴다. 밤새 눅눅해진 모시 홑이불을 걷자 선풍기가 덜덜 떨며 미지근한 바람을 밀어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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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일기2
오전 8시 35분, 종로 새한상사 사무실 🔍
오전 8시 35분, 종로 뒷골목 새한상사 2층 사무실에 들어서니 열린 창으로 버스 매연과 인쇄소 잉크 냄새가 함께 밀려왔다. 나는 책상 위 검은 전화기의 수화기를 닦고, 타자기에 먹지를 끼워 거래명세서 세 장을 한꺼번에 쳤다. 철제 선풍기가 서류 귀퉁이를 자꾸 들추어 유리 문진으로 눌렀는데도 얇은 전표 한 장이 바닥으로 미끄러졌다. 점심에는 동료 미정 씨와 골목 분식집에서 비빔국수 한 그릇을 나눠 먹으며, 월급날이 오면 새 블라우스를 한 벌 장만하자고 약속했다.
오후 7시 10분, 청운동 하숙집 마루 🔍
오후 7시 10분, 청운동 하숙집 안마루에 앉아 보리밥과 된장국을 먹으니 열린 대문 너머로 아이들 고무줄놀이 소리와 저녁 연탄 냄새가 번졌다. 식사를 마친 뒤 나는 낮에 미정 씨가 빌려준 카세트테이프를 작은 녹음기에 넣고, 연필로 느슨한 테이프를 조심조심 감았다. 라디오 음악이 낮게 흐르는 동안 어머니께 보낼 편지지를 펼쳤지만, 첫날부터 잘 지내고 있다는 말만 쓰고 한참 펜을 멈추었다. 내일 퇴근 뒤 미정 씨와 시장에 들를 생각을 하니 낯선 하루 끝에 작은 자리가 하나 생긴 듯했다.
이 일기는 실제 기록 검색 없이, 시대 지식과 고증 감각을 바탕으로 상상해 쓴 창작 스토리입니다. 실제 사건·인물의 기록이 아닙니다.
somodus내가 자는 동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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