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7일, 1인칭 시점으로 본 그 시절의 하루
이른 새벽, 경성 골목 우물가에서 두레박을 끌어올리는 열여덟 살의 손. 우물 돌 옆에는 누군가 밤사이 손으로 그린 태극 문양 종이 한 장이 조용히 붙어 있다.
타임슬립 일기
태극기 물결 속, 아직 끝나지 않은 하루
1945년 8월 17일 — 장효원의 하루
1945년의 세계타임슬립 1일째18세의 나
닭이 울기도 전에 눈이 떠졌다. 어젯밤 온 골목이 외치던 만세 소리가 아직도 귓속에 맴도는 것 같아서, 다시 잠들 수가 없었다. 새벽빛이 창호지를 물들이기 시작할 무렵, 나 장효원은 이불 위에 앉아 두 손을 꼭 쥐었다.
📖 오늘의 일기3
이른 아침 — 계동 골목 우물가, 해 뜰 무렵 🔍
새벽 다섯 시쯤, 나는 두레박을 들고 집 뒤 골목 우물가로 나갔다. 우물 돌에는 간밤에 누군가 태극기를 그려 붙인 종이 한 장이 삐뚜름하게 붙어 있었다. 어제 라디오도 없는 우리 집에 이웃집 아낙이 뛰어 들어와 '일본이 졌다, 졌다!'고 외쳤을 때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저 종이 한 장을 보니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두레박을 내리면서 수면에 비친 내 얼굴을 한참 들여다봤다. 열여덟 살인데 이제 일본말로 이름 대지 않아도 되는 건가. 찬 물을 퍼 올리는 손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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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 종로 거리, 오전 열 시 무렵 🔍
오전 열 시가 조금 못 되어, 나는 어머니 심부름으로 종로 쪽 시장에 나갔다. 좁은 골목을 빠져나오자마자 사람들이 뒤엉켜 있었다. 어디선가 경성 감옥에서 정치범들이 나왔다는 소문이 돌았고, 형무소 쪽 방향으로 우르르 몰려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흰 저고리를 입은 아주머니 하나가 울면서 뛰어갔고, 옆에서 나이 든 남자가 '이제 조선 사람으로 살 수 있다'고 중얼거렸다. 시장에는 채소를 내다 팔던 가게들도 반쯤 문을 닫고, 주인들이 거리로 나와 수군댔다. 쌀 한 됫박 값이 며칠 새 몇 배나 뛰었다고 시장 아주머니가 혀를 찼다. 나는 심부름거리를 간신히 사 들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온 거리가 어제와는 다른 냄새를 풍기는 것 같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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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 집 마루, 해 질 무렵 🔍
저녁 해가 기울 무렵, 아버지가 밖에서 돌아오셨다. 얼굴빛이 묘했다. 아버지는 마루에 걸터앉아 낮게 말씀하셨다. '소련군이 북쪽에서 내려온다는 말이 돌아, 경성에도 곧 들어올 것이라고 난리야.' 어머니는 밥상을 차리다 손을 멈췄다. 나는 소문의 진위를 알 길이 없었지만 온 동네 사람들의 얼굴에 기쁨과 두려움이 뒤섞여 있다는 건 알았다. 저녁밥은 보리 섞인 밥과 된장국이었다. 식구들이 모두 조용히 숟가락을 들었다. 아버지가 밥상 앞에서 처음으로 조선말로 기도하는 것을 들었다.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이 저녁이 무언가 오래 기억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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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시절, 오늘의 이슈3
경성 형무소 정치범 석방, 시민들 환호 ↗
종로에서 형무소 방향으로 뛰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저 안에 갇혀 있던 분들이 드디어 나오는구나 싶어 가슴이 먹먹하고 뜨거워졌다.
namu.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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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군 경성 입성 소문 유포, 민심 동요 ↗
아버지 입에서 소련군이 남쪽으로 내려온다는 말을 듣는 순간, 해방의 기쁨에 섞인 알 수 없는 불안이 마루 끝에 내려앉는 것 같았다.
jajus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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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형, 조선건국준비위원회 창설 ↗
누군가 골목에서 '여운형 선생이 건국을 준비하는 위원회를 만들었다'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는데, 나라를 세운다는 말이 낯설면서도 가슴에 뭔가 불꽃처럼 튀었다.
ko.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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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기는 역사 기록과 시대 고증을 바탕으로 한 창작 스토리입니다. 기록이 확보된 사건은 원문 링크로 연결되며,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시대는 고증에 기반한 상상으로 재구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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