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ay in that year seen from a first-person perspective, 8 16, 1940
저녁 유시(酉時) 무렵, 등잔 불빛 아래 국어 독본을 펼쳐 든 열여섯 소녀의 안방 풍경. 쑥 모깃불 연기가 방 안까지 스며드는 여름 밤의 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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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벌레 소리 속, 여름 끝자락의 열여섯
8 16, 1940 — A day in 홍예빈's life
The world of 1940Timeslip day 1Me at 16
닭이 울기도 전, 새벽빛이 창호지를 희뿌옇게 물들일 무렵 눈이 떠졌다. 마당 쪽에서 풀벌레 소리가 가득 밀려 들어왔고, 이미 공기 속엔 아침이슬과 흙냄새가 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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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 마을 우물가 🔍
묘시(卯時)가 조금 지났을 무렵, 동네 어귀의 우물가에 물을 길으러 나섰다. 두레박이 돌 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고요한 골목에 또렷하게 울렸고, 건너편 집 할머니도 이미 나와 계셔서 어색하지 않게 눈인사를 나눴다. 물동이를 이고 돌아오는 길에, 기와지붕 너머로 떠오르는 해가 담벼락을 주황빛으로 칠하고 있었다. 등에 맺힌 땀과 새벽 냉기가 뒤섞여 이상하게 상쾌한 느낌이 들었다. 오늘은 어머니가 삼베 빨래를 하신다 했으니, 물을 두 동이는 더 날라야 할 것 같았다.
저녁 — 안방 등잔 아래 🔍
유시(酉時) 무렵, 저녁밥을 먹고 나서 안방 구석의 등잔 밑에 앉아 언문(諺文) 공부를 이어갔다. 기름 심지에서 가느다란 연기가 피어올랐고, 종이 위의 글자들이 노란 불빛에 흔들리는 것처럼 보였다. 학교에 다니는 친구 순이가 오늘 낮에 빌려준 국어 독본이 손때가 묻어 표지가 까슬까슬했다. 어머니가 모깃불을 피우는지 마당에서 쑥 타는 냄새가 방 안까지 스며들었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 순이와 함께 장에 구경이라도 갈 수 있을까, 생각하며 글자를 눈으로 따라가는데 어느새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This diary is a work of fiction imagined from period knowledge and a feel for historical accuracy, without searching actual records. It is not a record of real events or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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